당근마켓의 성과와 수익성 모델 정리

HyunwookCho
5 min readJan 24, 2023
2022년 당근마켓 연말결산

당근마켓은 런칭 이후로 21년 8월까지 연속 투자를 받으며 몇 년전 이미 기업가치 3조 (시리즈D 1789억)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 했었다. 그 이후로도 당근마켓에서 공개하는 연말결산 데이터는 항상 좋은 지표를 보여줬었고 새 비즈니스 모델도 지표가 좋았던걸로 기억한다.

이미 시리즈D 투자까지 받은 거대기업이지만 제일 중요한 가입자 수도 지난해 동기 대비 45%나 증가했고 그외 지역 커뮤니티 게시판 ‘동네생활' , 비교적 최근에 런칭한 공동 물품 구매서비스 ‘같이 사요’도 좋은 지표를 보여주고있었다.

당근마켓은 런칭 이후로 지난 5년간은 이용자를 모아서 플랫폼을 키우는데에 집중을 했었고 (카카오가 출시 초반 무료 메신저 앱을 통해 많은 이용자를 유치 후 여러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과 유사)

시리즈D 이후로는 본격적인 매출 증가를 위해 로컬 커머스의 시작으로 당근 페이를 도입했고 기업 가치를 더욱더 끌어올리기 위해 당근마켓을 중고거래 한정이 아닌 하이퍼로컬 산업(동네 생활권 안에서 쉽게 자주 벌어지는 커머스에 대한 비즈니스를 포착하는 일) 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여러 비즈니스를 추가하고 시도하고 있는듯하다.

주력 서비스인 비즈프로필(지역 상점들이 운영하는 로컬 마케팅 채널)에 작년 성과만 살펴보자면 이용 횟수가 누적 7억 건을 돌파해 전년비 3배 이상 가파른 성장을 이뤘고 일회성 유저를 제외하고도 750만명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35만개의 가게 소식을 살펴보며 필요한 지역 정보를 꾸준히 접하고 있다고 한다.

추가로 당근마켓을 통해 지역 마케팅을 시작하는 동네 가게(소상공인)도 역시 전년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비즈프로필 가입 가게 수는 80%가 증가했다고 한다.

그 결과로 위에 언급한 하이퍼로컬 슈퍼앱으로 성장하는데 비즈프로필이 견인 차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여졌다.

이렇게 핵심지표에 대한 성과는 이미 폭발적으로 성장한 앱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었고, 이제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성장했지만 아직까지도 당근마켓은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 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이용자를 모으는게 돈이 되는 시대의 혜택은 카카오가 모두 누렸다’ 라는 평가가 나오는 시기인데 금리인상,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장기간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저 성과보다 수익성 모델을 찾는게 더 급한 시기일수도 있겠다.

요즘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들이 공모주 수요예측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고있고 시장 호황기였던 작년까지 조 단위 몸값을 부르며 IPO 기대감을 드러낸 것과는 상반되는 시기다.

당근마켓 손익 계산서에 나와있듯이 (22년도 실적은 아직 공시가 안된거 같다.) 매출은 19년도 31억원에서 21년 257억원으로 6배 이상 뛰었지만 기업가치 3조대비 아직 너무나도 부족한 수치하고(근로자와 관련된 비용이 약 150억원 내외이니 점을 고려하면 직원 한 명당 벌어야 하는 기대수익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 21년도 기준 영업 손실은 352억원을 기록한 적자다.

당근마켓에 영업 수익은 대부분 지역광고(99%)에서 나온다. 그 외 나머지(상품 판매, 수수료, 기타수익) 영업 수익은 1%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광고선전비로만 226억을 썼으며 광고로 번 돈을 다시 광고에 쓴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이 좋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지역광고를 이용하는 광고주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고(전년비 70%증가) 로컬 마케팅 채널로 자리 잡는데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겠지만

지역광고의 성공 관건인 이용자들의 반응은 아직까지는 중고거래(89.7%)가 압도적이다. 당근마켓을 통해 다양한 지역 기반 서비스의 관심을 갖는 이용자의 비율(15%)은 중고거래 대비 현저히 낮은 수치라 아직까지는 갈 길이 조금 멀은듯 하다.

자영업 시장이 얼어붙고 있고 경기침체 시기인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광고 전략은 역발상 일수도 있겠지만 패착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것이다. (물론 비즈프로필의 기업용 계정인 브랜드 프로필 서비스도 있다.)

이러한 의문점이 계속 커지는 시기에 최근 (22년 11월) 당근마켓 창립 후 처음으로 대표가 교체되었고 여러 기사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경영진을 통해 수익 다각화를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되었고 신임 대표에 이전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수익성’을 끌어올려보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그동안 ‘비즈니스’보다는 ‘고객 경험’을 강조하던 당근마켓에 기조가 최근 달라 진것 처럼 느꼈다.)

개인적으로 23년은 당근마켓이 수익성을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하는 년도지 않을까 싶다. 당근마켓은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된다.’ 라는 카카오 방식의 후발주자고, 일단 막대한 이용자를 모으는데에는 성공했다.

소상공인 경제가 얼어붙은 이 시기에 과연 어떻게 돈을 벌고 수익성을 개선시킬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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